웨이하이 여행 2일 차, 나 홀로 여행하기 (2023.09.03)
웨이하이 여행 1일 차는 중국 친구와 함께했다면 둘째 날은 온전히 나 혼자 보내게 된 하루. 친구랑은 차로 이동하면 편리한 곳을 갔다면, 이번에는 혼자서도 유유자적 거닐 수 있는 곳들을 선택해 다녀왔다. 한 곳을 중심으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서 걷는 것을 좋아한다면 좋은 일정이 될 듯하다.
1. 웨이하이 여행 DAY 2 - 웨이하이 인기 포토 스폿 훠쥐빠지에 (火炬八街, huojubajie)
중국 티톡에서도 그렇고 다른 중국 플랫폼에서 웨이하이를 검색하면 나오는 인기 포토 스폿 훠쥐빠지에에 가기 위해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그전에 숙소에 가까운 산동대학교부터 가기로 결정. 날이 너무 좋아서 중국어도 할 줄 알겠다, 즐푸바오도 쓸 수 있겠다. 당당히 버스를 타고 출바알~ 했으나, 버스에서는 바로 즐푸바오 결제가 안되고... 버스(교통) 승차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어플에서 신분증이랑 은행계좌였나.. 이것저것 입력해야 할 게 많아서 기사 아저씨게 양해를 구하고 내렸다. 어쩔 줄 모르고 당황했는데 기사님이 아주 친절하게 갈아탈 수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주셨다.
버스 승차권 사기에 실패한 나는... 택시를 타고 일단 산동대학교로 갔지만.. 두둥.. 일반인은 출입 금지. 친절한 택시 아저씨께서 개학 시즌(9월)이니 택시 타고 들어갈 수 있을 것도 같다고 해서 ㅋㅋ 시도했으나 역시 입구 컷.. 어쩔 수 없지.. 산동대학교 입구에서 서성이다가..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훠쥐빠지에(火炬八街)로 향했다.
웨이하이는 길이 다 이렇게 직선코스로 탁 트여있고 도보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걷기 참 좋은 곳이다. 아침 9시 정도에 출발했는데 날도 선선하고 길도 깨끗하고 걷기에 딱 좋았다.
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도착한 훠쥐빠지에(火炬八街).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사람이 많았다. 이곳이 포토 스폿인 이유! 예쁜 건물들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바로바로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내리막길이어서 바다가 위에(?) 있는 느낌을 주는 곳이기 때문. 여기서 사진을 잘 찍으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예쁘게 찍을 수 있는 곳. 나는 누구에게 찍어달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예쁜 풍경을 눈으로 담는 것으로 만족해서 사람들 구경하고 바로 옆에 있는 국제 해수욕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 웨이하이 여행 DAY 2 -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는 국제해수욕장
훠쮜빠지에 아래쪽으로 쭉 걸어간 다음 오른쪽으로 꺾으면 이제 바다가 펼쳐진다. 바로 국제해수욕장이 나오는 것은 아니고, 바닷길을 따라 쭈욱 (약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걸어가면 국제해수욕장에 도착하는데, 그전에 임해공원(林海公园)도 지나치게 된다.
린하이공원(임해공원,林海公园)은.. 오늘 하루종일 많이 걸을 것 같아서 굳이 들어가지 않았다. 공원보다는 역시 바다가 좋아. 히히 만약 시간과 체력이 더 된다면 린하이 공원도 한번 들렀다 가면 좋을 것 같다.
국제해수욕장 가는 길. 아직 해수욕장에는 도착을 하지도 않았는데 바다가 보이니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사실 해수욕장에 가서 수영을 할 것도 아니었지만서도 ㅎㅎ. 여행을 갈 때는 날씨도 정말 중요한데,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좋지만 이렇게 날이 아주 좋으면 예쁜 사진들도 많이 데려갈 수 있다. 근처에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는 곳도 많았는데 고민을 하다가, 그날은 많이 걷고 싶어서 그냥 해수욕장까지 걷기로 결정 :)
국제해수욕장에 도착하니 많은 액티비티들이 보였다. 파라솔도 보이고, 배(?) 같은 것도 탈 수 있고 내 기억으로는 서핑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번에 기회가 된다면, 서핑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
조금 쉬어갈 겸 근처 카페에 들어갔는데 역시나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아주 명당자리에 착석!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곳.. 오렌지 슬러시 한잔 딱 들이키니 캬~ 천국이다 천국이야 ㅎㅎㅎ 카페에 문을 사진처럼 열어 놓아서 바다 냄새를 맡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3. 웨이하이 여행 DAY 2 - 막간의 역사공부, 환추이로우 (环翠楼, huancuilou)
시간 순으로 적는다면 국제해수욕장에서 환추이로우로 오는 택시를 산동대학교 학생과 합승하게 된 스토리가 있는데 ㅋㅋ 이거는 아래 산동대학교에 대해 적을 때 썰을 풀기로 하고~
숙소에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환추이로우에 왔다. 훠쥐빠지에와 국제해수욕장에서 엄청 걸어서 이곳을 갈까 아니면 바로 호텔로 돌아갈까 고민을 했는데, 멀리서 바라봤을 때 건물이 너무 멋있어서 지치고 배고픈 몸을 이끌고 환추이로우로.
환추이로우에는 동상이 앞에 있는데 중국의 민족영웅 등세창(邓世昌)이다. 쓰여 있는 내용을 살짝 읽어보면, 청일전쟁시기 황해해전에 참가하던 중에 순국하였다고 적혀있다.
환추이로우에 올라가다 보면 있는 벤치인데, 有国才有家 (나라가 있어야 비로소 가정이 있을 수 있다)라고 쓰여있다. 우리나라.. 에서는 이런 문구를 아마 절대..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름 중국의 사상(문화?)가 드러난 부분이라 사진 한컷을 남겼다.
환추이로우 내부는 박물관처럼 전시장이 층마다 있고, 가장 위의 층으로 올라가면 이렇게 웨이하이 바다 전경을 볼 수 있다. 웨이하이에서 막간의 역사공부와 공원처럼 거닐 곳을 찾는다면 환추이로우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4. 웨이하이 여행 DAY 2 - 중국식 햄버거 맛집 - 타스팅(塔斯汀, Tasiting)
환추이로우 근처에는 중국식 햄버거를 파는 곳이 있는데, 중국 맥도널드 격인 타스팅이다. 사실 중국 출장(여행) 잡혔을 때 이곳에 한번 들러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숙소 근처 환추이로우에 있어서 얼른 들어갔다.
혼자뿐이었지만 여러 개 먹어보겠다고 햄버거 2개에 치킨, 너겟까지 시켰다. 나도 참 욕심은..ㅋㅋ 그날 점심 저녁은 햄버거였던 걸로... 햄버거는 중국식 햄버거인 로쟈모(肉夹馍)처럼 빵이 아닌 병(饼)으로 만들었는데 쫄깃하고 맛있었다. 의외로 치킨이 KFC 만큼 맛있었다.
5. 웨이하이 여행 DAY 2 - 새로운 만남, 산동대학교
잠깐 환추이로우 가기 전으로 돌아가자면, 국제해수욕장에서 환추이로우로 가는 길에 한 여학생(?)과 동승을 하게 되었는데. 또 슈퍼 E인 나는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그녀는 내가 한국인임을 또 나는 그녀의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산동대학에 못 들어갔던 썰을 그녀에게 말하다가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산동대학교 졸업생임을 알게 되었고 오후에 산동대학교 투어를 시켜주겠다는 그녀와 위쳇을 교환하기에 이르렀다.ㅋㅋ
정말 ㅋㅋ 말도 안 되는 인연으로 나는 그 여학생, 아니 이미 졸업하고 박사과정이니 그 친구로 호칭을 정정하겠다.
그 친구와 산동대학교 한국어과를 졸업한 그녀의 남자친구와 산동대학교 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 친구들을 만날 때 고마움의 표시로 한국에서 가지고 간 과자들을 주었는데 좋아해 주어서 다행이었음 :)
두 친구가 모두 산동대학교 졸업생들이라서 진짜 구석구석 투어를 해 주었는데. 산동대학교 도서관도 정말 예뻤다. 도서관 안까지 나를 데려가 주려고 했는데, 학생증이 있어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ㅠ 아쉽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음. 고맙게도 ㅋㅋ 학생증이 두장이나 있는데 한 명 더 못 들어가냐며 관리인을 설득을 했으나 실패. 그래도 너무 고마웠다. 그날 처음 봤는데 ㅠㅠ 너무 잘해주었음..
호수 앞에 있는 건물들도 구경하고,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교실들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보여주었다. 이 강의실은 가장 큰 강의실이고, 자주 수업을 들었었고 매점이 근처에 있고 등등.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음.
사진의 저 빨간색 구조물은 학생들과 심지어 교수님도 ㅋㅋ 鸡翅(닭날개)라고 부른다고... 분명 심오한 의미가 있었을 텐데, 닭날개라는 저 단어에 꽂혀서 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산동대학교 투어를 마치고 그녀는 다른 도시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남자친구를 배웅하러 가고, 나는 산동대학에서 조금 더 머물렀다. 개학 시즌이라서 한국인 학생들도 중간중간에 보였는데 아마 처음 웨이하이 대학교에 들어와서 그들도 학교를 둘러보는 것 같았다. 살짝쿵 나의 대학시절이 생각남 ㅎㅎ
아무튼, 어느 도시를 가던지 대학교를 꼭 한 번씩은 다녀오려고 하는데, 이번에 아주 좋은 친구들을 알게 되어 덕분에 산동대학교까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호텔로 돌아가서도 꼭 다음에 한국에 올 때 연락을 하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번 웨이하이 여행은 정말 다채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난 것 같다.
출장 전에 가지게 된 이틀간의 자유시간이었지만, 좋은 인연도 만나게 되었고 또 오랜만에 혼자 하는 여행이라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다음에 또 출장으로 웨이하이에 올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주 예쁜 도시인만큼 기회가 된다면 출장이 아니더라도 가족들 혹은 친구들과 시간을 내어 다시 오고 싶다.